움오름교회<생일날 아침> 구광렬원죄가 따로 없구나 못난 놈 낳으시고 어머니께서 드신 미역 값은 하는지 나만 믿고 졸졸 따르는 병아리 같은 자식놈들께 자신 없고 당신 없으면 못 산다는 속고 사는 아내에게, 모두에게 죄 짓고 사니 생일날 아침엔 왠지 쑥스럽고 미안하다 입 속에...
움오름교회<눈길> 정호승의자에 쓰러질 듯 앉은 아흔 노모에게 마지막 세배를 하고 세뱃돈을 받지 못했다 나는 아직 세뱃돈을 받고 싶은데 이제 아무한테도 세뱃돈을 받을 데가 없다 아파트 앞마당 산수유 붉은 열매를 쪼아 먹는 새에게 세배를 하면 세뱃돈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
움오름교회<인생의 능력> 민혜숙미움은 문제가 아닙니다. 그걸 덮을 만한 넉넉한 사랑이 있다면 말입니다 슬픔은 문제가 아닙니다 그걸 이길 만한 충분한 기쁨이 있다면 말입니다 절망은 문제가 아닙니다 그걸 극복할 만한 빛 같은 소망이 있다면 말입니다 참으로 인생의 능력은 하늘로부터...
움오름교회<눈> 김효근조그만 산길에 흰눈이 곱게 쌓이면 내 작은 발자욱을 영원히 남기고 싶소 내 작은 마음이 하얗게 물들 때까지 새하얀 산길을 헤매이고 싶소 외로운 겨울 새소리 멀리서 들려오면 내 공상에 파문이 일어 갈길 잊어 버리오 가슴에 새겨 보리라 순결한 님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