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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사진움오름교회

<눈길> 정호승

의자에 쓰러질 듯 앉은 아흔 노모에게 마지막 세배를 하고

세뱃돈을 받지 못했다 나는 아직 세뱃돈을 받고 싶은데 이제 아무한테도 세뱃돈을 받을 데가 없다

아파트 앞마당 산수유 붉은 열매를 쪼아 먹는

새에게 세배를 하면 세뱃돈을 받을 수 있을 것인가

산수유나무 아래 아이들이 신나게 세워둔

눈사람한테 세배를 하면 세뱃돈을 줄 것인가

새해 아침에 함박눈은 자꾸 내리는데

세뱃돈을 받으러 어머니가 가신 먼 눈길을 걸어가는 내가

눈보라에 파묻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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