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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사진움오름교회

“청년 II”

또 다른 20대 청년이 아프게 마음속으로 들어 왔습니다. 수련장 답사를 마치고 그 인근에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는 빵집을 들렀습니다. 빵집이라고 하지만, 보통 크기의 가게가 아니라, 무려 5천평 땅에 여러 가게들과 함께 운영하는 기업형 빵집이었습니다.

아침 문 여는 시간에 맞춰 첫 방문객으로 가게를 들어섰습니다. 20대 청년이 계산대 앞에서 고개를 들어 보더니, 눈이 마주쳤는데도 어서오라는 한 마디 없이 외면합니다. 첫 인상부터가 기분을 싸하게 만들었습니다.

매장을 돌며 원하는 빵들을 골라 계산대에 갔을 때 아이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가져가겠다고 주문했습니다. 진동벨을 건네받아 기다렸습니다. 신호가 울리자 주문대에 가서 커피를 가져 나오려는데, 주문한 한 잔이 아니 라, 두 잔이 나왔습니다. 영수증을 보여주며 한 잔이 더 나왔음을 이야기하자, 그는 대수롭지도 않게 힐끗 보더니 이렇게 말을 던지고 뒤돌아 갑니다.


“두잔이아니라, 한잔이었네. 둘다같은커피니까한잔만들고가세요.”


그 집의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다른 가게들보다 더 비쌌는데, 그에게 그것은 별로 크지 않았나 봅니다. 또한 정직하게 이야기해 주는 고객 앞에서 응대하는 법도 모르는 그 오만함이 황당했고, 거슬렸습니다. 옆에 서 있던 다른 직원은 한 마디도 못한 채 그냥 보고만 있었습니다. 아마도, 그는 사장 아들인 것 같았습니다.


참 한심해 보였고, 안타까왔습니다. 잘난 부모 만나서 목에 힘주고 있는 그 20대가 참 안됐습니다. 몇 천원의 가치를 중하게 여기지 않는 사람이 더 큰 돈의 중함을 알까요? 고객 한. 사람의 귀함을 모르는 사람이 수많은 고객들을 잘 대할 수 있을까요? 씁쓸함을 안고 마셔서 그런지 아이스 아메리카노가 더 쓰고 탁해 몇 모금 만에 치웠습니다. 쓴 맛이 맘에 맴돌았습니다.


-소의걸음 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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