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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사진움오름교회

“장미꽃 넝쿨 우거진”

집 울타리에 심은 잣나무에 작년에 이어 올해도 산비둘기 한 쌍이 깃들었습니다. 경계심이 많은 녀석들은 바로 둥지가 있는 나무로 들어가지 않고, 옆의 나무에 먼저 앉아 주위를 살핀 뒤 옮겨 갑니다.

보기와 달리 잔가지가 많은 잣나무에 날개를 접고 내려앉는 것은 여간 노역이 아닙니다. 가만히 들어보면, 연신 날개와 잣나무 가지가 부딪히는 소리가 들릴 정도이니 말입니다.

아침에 어머니와 통화할 때 이런 노래를 부르며 산비둘기 이야기를 들려드렸습니다.

“비둘기처럼 다정한 사람들이라면, 장미꽃 넝쿨 우거진 그런 집을 지어요..., 어머니, 글쎄 우리 집 울타리 나무 위에 산비둘기가 둥지를 지었지 뭡니까!”

어머니는 경탄의 목소리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아니, 주위가 산이고, 온통 나무숲인데, 거길 놔두고 너희 집 나무 위에 집을 지었구나. 거기가 그렇게 맘에 들었나 보네”

“그러게 말입니다. 어머니집도 ‘장미꽃 넝쿨 우거진 집’이 되도록 줄장미를 심어 드릴테니 며칠만 기다리십시오~”라며 전화 통화를 마쳤습니다.

왜 수많은 나무 중에 유독 우리 집 나무 위에 산비둘기가 둥지를 만들고 생명을 키우는지 그 이유를 다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찾아온 한 울타리 가족들이 건강하게 잘 자라고, 살 수 있도록 배려하고, 도우렵니다.

수많은 교회 중에 왜 움오름교회에 신앙의 둥지를 삼았는지 그 마음을 다 알지는 못합니다. 그렇지만,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믿음의 경주를 응원하며 섬기렵니다. 장미꽃 넝쿨 우거진 그런 집을 지으며...

-소의걸음 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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