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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사진움오름교회

“52 헤르츠 고래”

요즘 사람들 사이에 제일 많이 회자되는 드라마가 있습니다. “기러기, 토마토, 인도인, 스위스, 별똥뼐” 우영우입니다. 자폐 스펙트럼을 가진 변호사가 로펌 안에서 부딪히고 겪어가는 이야기입니다. 특이한 것은 이 드라마엔 매 회마다 고래가 등장합니다. 향고래, 범고래, 대왕고래, 혹등고래 등 다양한 고래가 등장합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단 한번도 등장하지 않은 ‘숨은 고래’가 있습니다. 아직까지 사람들에게 목격되거나 모습을 보인 적은 없지만, 음파 탐지기를 통해 알려진 고래입니다. 일반적인 고래는 12~25헤르츠의 소리를 내어 의사소통을 하지만, 숨은 고래는 그보다 더 높은 주파수인 52헤르츠로 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다른 고래들은 알아들을 수 없다 하여도 숨은 고래는 자신의 소리를 알아들을 수 있는 그 어떤 이를 향해 52헤르즈의 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그 고래는 우영우의 명함 속 핸드폰 번호 속에 암시되어 있습니다. 전번 뒷번호가 바로 52헤르즈를 의미하는 ‘5252’입니다.

어떤 면에서 예술가는 52헤르츠의 소리를 내는 고래로 사는 것과 유사합니다. 알아주는 이 없고, 인정해 주지 않더라도 묵묵히 그 깊은 소리를 내는 숨은 고래 말입니다. 이 예술가들이 더 깊고 맑은 소리로 세상을 채울 수 있도록 앞으로도 더 많이 응원해 주시고, 함께 해주십시오. 이제 마지막 곡 에드바르 그리그의 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를 52헤르츠의 소리로 들어 보시겠습니다.


-2022년 왕혜진 첼로 독주회 곡 해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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