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오름교회대장간의 유혹-김광규 제 손으로 만들지 않고 한꺼번에 싸게 사서 마구 쓰다가 망가지면 내다 버리는 플라스틱 물건처럼 느껴질 때 나는 당장 버스에서 뛰어내리고 싶다 현대 아파트가 들어서며 홍은동 사거리에서 사라진 털보네 대장간을 찾아가고 싶다 풀무질로...
움오름교회아버지와 딸-정연복 얘야, 자꾸 부탁해서 미안하다고 말하지 말아라 네가 내게 기대어 오는 그 무게로 오히려 아빠는 힘이 솟는 것을 아빠가 지상에서 살아온 지 어느새 쉰다섯 해가 되어 머리에 흰 서리 내리고 가끔 피곤이 스르르 몰려와 이제 너를 번쩍 들어올려...
움오름교회꽃이 피는 봄날에만-손양원 목사 꽃이 피는 봄날에만 주의 사랑 있음인가 열매 맺는 가을에만 주의 은혜 있음인가 땀을 쏟는 여름에도 주의 사랑 여전하며 추운 겨울 주릴 때도 주의 위로 변함없네 *P.S: 찬송가 541장은 손양원 목사의 시로 만듦
움오름교회양철 지붕에 대하여-안도현 양철 지붕이 그렁거린다, 라고 쓰면 그럼 바람이 불어서겠지, 라고 그저 단순하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삶이란, 버선처럼 뒤집어 볼수록 실밥이 많은 것 나는 수없이 양철 지붕을 두드리는 빗방울이었으나 실은, 두드렸으나 스며들지 못하고 사라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