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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사진움오름교회

두 남자 이야기






두 남자가 몇 날을 사이에 두고 4월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8살 차이 나는 두 남자는 서로 만나거나, 친분이 있지는 않았으나, 몇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둘 다 1980년 – 1990년에 자기 이름을 내 걸고 활동했던 유명인이었습니다. 한명은 자기 이름의 쇼를 진행했던 개그맨이었고, 다른 한명은 자기 이름을 걸고 외식사업을 했던 사업가였습니다. 하는 일은 달랐지만, 둘은 모두 자신의 분야에서 한 때 최고였습니다.


이후 오르락 내리락 하는 시간이 있었지만, 둘은 모두 찬란하고 빛나는 한 시점을 살았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죽음 이후 그들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은 사뭇 다릅니다.


사업가였던 남자에 대해선 아쉬워하며, 그리워합니다. 당장 나만 하더라도 부고를 듣고, 도서관에서 그의 책을 꺼내 들었습니다. 암으로 28차례 수술을 받고 치료를 받으면서도 마지막까지 꿈꾸며, 열정을 쏟다 떠난 그와 둘만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개그맨이었던 남자에 대해선 여전히 욕을 합니다. 죽기 1달여 전에 그 남자가 우리집 옆에 왔었습니다. 우리 집 옆에 있는 자기 소유의 건물을 둘러보기 위함이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그가 안타깝습니다. 곧 떠날 줄 조금이라도 알았다면, 그렇게 살지 않았을텐데…


그가 어떤 생각으로 목사가 되었는지 나는 모릅니다. 그렇지만, 분명 영적 허함과 채워지지 않는 갈증이 있었을 터이고, 그걸 해결해 보려고 그 길에 들어섰을 겁니다. 근데, 그가 모른 것이 있습니다. 영적 그 문제들은 목사가 되었다고 저절로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요. 거친 인격 또한 목사라고 저절로 다듬어 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요.


동남아 한 병원에서 갑자기 떠난 그가 안쓰럽습니다. 그렇게 안 살아도 되었을텐데… 그의 죽음을 보며, 나의 삶을 다잡아 봅니다.


-소의걸음 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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