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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 사진움오름교회

사향노루



어느 숲속에서 살던 사향노루가 코끝으로 와 닿는 은은한 향기를 느꼈습니다.

"이 은은한 향기의 정체는 뭘까? 어디서, 누구에게서 시작된 향기인지 꼭 찾고 말거야."


그러던 어느 날, 사향노루는 마침내 그 향기를 찾아 길을 나섰습니다.

험준한 산 고개를 넘고 비바람이 몰아처도 사향노루는 발걸음을 멈추지않았습니다.

온세상을 다헤매도 그향기의 정체는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하루는 깍아지른 듯한 절벽 위에서 여전히 코끝을 맴도는 향기를 느끼며

어쩌면 저 까마득한 절벽 아래에서 향기가 시작되는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향노루는 그 길로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절벽을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가 한쪽 발을 헛딛는 바람에 절벽 아래로 추락하고 말았습니다.

사향노루는 다시는 일어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사향노루가 쓰러져 누운 그 자리엔, 오래도록 은은한 향기가 감돌고 있었습니다.

죽는 순간까지 향기의 정체가 바로 자신이라는 것을 몰랐던 사향노루.

슬프고도 안타까운 사연은 어쩌면 우리들의 이야기인지도 모릅니다.


지금 이순간, 바로 여기,

나 자신에게서가 아니라 더 먼 곳, 더새로 운곳.

또 다른 누군가를 통해서 행복과사랑, 진정한 삶의 의미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있는

우리들이야 말로 끝내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지 못하고 비명횡사한 사향노루가 아닐까요?

우리는 최고의 향기를 풍기고 있는 소중한 존재임을 잊지 말고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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