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움오름교회

“아버지”

신학교를 가기 위해 집을 떠나오던 날, 예수님을 안 믿는 아버지는 내 손에 땀과 깊은 주름이 묻어있는 돈을 몰래 쥐어주시며 “책 사보거라” 하고 말하신다. 마치 기도처럼...

자식들은 아버지의 기도였다. 당신도 모르는 불안과 배우지 못해 표현할 줄 모르는 사랑으로 그저 자식들의 머리맡에 서 있다 가신 발길 뒤로 진한 사랑이 강물처럼 흐른다.

새벽녘에 깨어 단 한 번도 속임이 없는 땅을 파며 내는 거친 숨소리는 잠으로 반쯤 쓰러지는 나의 새벽기도보다 더 경건하였다. 신학교로 가는 버스 안에서 아버지가 쥐어주신 나이 든 할아버지가 그려져 있고, 당신의 주름살만큼이나 꼭꼭 접혀진 늙어버린 지폐를 보며 슬픔에 잠긴다.

당신이 사보라 하신 책에는 불신자인 당신은 하나님께 갈 수 없다고 하는데 책을 사보라 하시면 저는 어떡합니까? 하늘의 별 하나 인생처럼 희미하게 빛나고 있었다.


-류상선



*류상선 목사는 광주 신창동에서 슬기교회를 개척하여 커피다크빈스를 운영하며 신창동 슬기마을 가꾸기 위원회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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