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움오름교회

“작별인사”

암과 싸우고 있는 이어령 선생을 1년 동안 찾아 인터뷰해 온 김지수 기자는 ‘삶과 죽음에 대한 빛나는 대화’라는 부제를 달며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이라는 책을 출간했습니다. 김기자는 ‘김지수의 인터스텔라’에서 책의 내용을 가늠할 수 있을 것 같은 다음의 내용들로 이어령식 작별인사를 소개했습니다.

...(내용 일부)...

육체의 물기가 빠져나갈수록, 그는 마치 물 만난 물고기처럼 펄떡거리며 생생하게 죽음을 헤엄쳐 다녔다. 일상에서 느끼는 죽음의 불안, 그것은 ‘주머니에 깨진 유리 조각을 넣고 다니는 것과 같다’거나, 있던 곳으로의 귀가라는 점에서 ‘죽음은 신나게 놀고 있는데 어머니가 ‘그만 놀고 들어오라’는 소리와 같다’고도 했다.

...(내용 끝)...

집에서 죽음을 맞기를 원하는 본인 의지대로 선생은 의료용 침대를 들여와 대부분을 시간을 그 위에서 보냅니다. 그렇지만 누워있는 시간조차 신문사 칼럼과 인터뷰 선집을 마무리하기 위해 구술하고 교정하는 시간으로 보낸다고 합니다.

얼마 전에는 ᄋᄋ선생에게 전화를 해 당신이 곧 가실 것 같다며 수년 전 했던 강연들을 정리해 줄 것을 부탁하셨다고 합니다. 밤마다 어둠의 시침과 통증의 분침으로 압박해오는 죽음과 직면하면서도 선생은 사유하며 한 문장, 한 문장을 다듬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남은 이들을 위한 선생의 배려이고, 이어령식 작별인사인 셈입니다.

수년 전 목요일 마다 양화진에서 마주하던 선생의 건강한 모습과는 상상이 되지 않는 병약하고 쇄락한 모습을 사진으로 보니 애잔한 마음이 올라옵니다.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더 깊은 눈동자 속에서 마주하는 천국에 가까운 선인의 모습에 감동이 됩니다. ‘죽음은 그만 돌아오라는 엄마의 부름’이라는 이어령식 작별인사를 받으며 자신에게 물어봅니다.

‘언젠가 나도 부르실 때 어떤 모습으로 남은 이들에게 작별인사를 할까?’


-소의걸음 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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