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움오름교회

“봄맞이꽃”

봄이 오면 양화진 선교사 묘역 한켠에 피어나던 야생화가 있습니다. 나지막히 무리지어 피는 조그마한 꽃들은 화려하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매력적인 향기를 품지도 않습니다. 얼핏 보면 흔한 들꽃처럼 외면받기도 하고, 잡초로 오인 받아 뽑히기도 합니다.

어떤 해엔 묘역을 정리하는 분들이 잡초를 제거한다고 싹 뽑아 버린 까닭에 그 꽃을 보지 못한 채 봄을 지났던 적도 있습니다. 가느다란 꽃대에 나지막한 별모양의 꽃을 피우는 이 야생화의 이름은 ‘봄맞이꽃’입니다.

이상한 것은 이름처럼 2월 말이나 3월에 봄을 맞이하며 피는 꽃이 아니라, 4월 중순이나 되어야 들녘 한켠에 무리지어 꽃을 피웁니다. 근데도 왜 우리 조상들은 이 꽃을 ‘봄맞이꽃’이라 불렀을까요?

어쩌면, 꽃이 한두 개 핀다고 봄이 아니라, 진짜 봄은 모두가 같이 피는 그때가 봄이라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던 것 아닐까요? 모두가 피기를 기다렸다가, 같이 피어나며 봄을 노래하는 ‘봄맞이꽃’ 안에는 그래서 하늘의 별을 닮은 다섯 꽃잎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나 봅니다.

이렇게 피고 지는 것이 함께 살아가는 ‘사랑’임을 사도바울도 알았나 봅니다. 그래서 인류 역사 속 가장 아름답다는 사랑의 노래(고린도 전서 13장)에 사랑을 ‘오래 참고’로 시작해 ‘참고 견디니라’는 ‘기다림’ 으로 표현했나 봅니다. 기다림은 그와 나를 피어나게 하는 사랑이기에...

-소의걸음 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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