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움오름교회

2021.09.26 움오름 주일 설교 - "이야기, 사람, 시 1"(삼하 21장~22장)




삼하 21장~22장

21장

1다윗의 시대에 해를 거듭하여 삼 년 기근이 있으므로 다윗이 여호와 앞에 간구하매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이는 사울과 피를 흘린 그의 집으로 말미암음이니 그가 기브온 사람을 죽였음이니라 하시니라2기브온 사람은 이스라엘 족속이 아니요 그들은 아모리 사람 중에서 남은 자라 이스라엘 족속들이 전에 그들에게 맹세하였거늘 사울이 이스라엘과 유다 족속을 위하여 열심이 있으므로 그들을 죽이고자 하였더라 이에 왕이 기브온 사람을 불러 그들에게 물으니라3다윗이 그들에게 묻되 내가 너희를 위하여 어떻게 하랴 내가 어떻게 속죄하여야 너희가 여호와의 기업을 위하여 복을 빌겠느냐 하니4기브온 사람이 그에게 대답하되 사울과 그의 집과 우리 사이의 문제는 은금에 있지 아니하오며 이스라엘 가운데에서 사람을 죽이는 문제도 우리에게 있지 아니하니이다 하니라 왕이 이르되 너희가 말하는 대로 시행하리라5그들이 왕께 아뢰되 우리를 학살하였고 또 우리를 멸하여 이스라엘 영토 내에 머물지 못하게 하려고 모해한 사람의6자손 일곱 사람을 우리에게 내주소서 여호와께서 택하신 사울의 고을 기브아에서 우리가 그들을 여호와 앞에서 목 매어 달겠나이다 하니 왕이 이르되 내가 내주리라 하니라7그러나 다윗과 사울의 아들 요나단 사이에 서로 여호와를 두고 맹세한 것이 있으므로 왕이 사울의 손자 요나단의 아들 므비보셋은 아끼고8왕이 이에 아야의 딸 리스바에게서 난 자 곧 사울의 두 아들 알모니와 므비보셋과 사울의 딸 메랍에게서 난 자 곧 므홀랏 사람 바르실래의 아들 아드리엘의 다섯 아들을 붙잡아9그들을 기브온 사람의 손에 넘기니 기브온 사람이 그들을 산 위에서 여호와 앞에 목 매어 달매 그들 일곱 사람이 동시에 죽으니 죽은 때는 곡식 베는 첫날 곧 보리를 베기 시작하는 때더라10아야의 딸 리스바가 굵은 베를 가져다가 자기를 위하여 바위 위에 펴고 곡식 베기 시작할 때부터 하늘에서 비가 시체에 쏟아지기까지 그 시체에 낮에는 공중의 새가 앉지 못하게 하고 밤에는 들짐승이 범하지 못하게 한지라11이에 아야의 딸 사울의 첩 리스바가 행한 일이 다윗에게 알려지매12다윗이 가서 사울의 뼈와 그의 아들 요나단의 뼈를 길르앗 야베스 사람에게서 가져가니 이는 전에 블레셋 사람들이 사울을 길보아에서 죽여 블레셋 사람들이 벧산 거리에 매단 것을 그들이 가만히 가져온 것이라13다윗이 그 곳에서 사울의 뼈와 그의 아들 요나단의 뼈를 가지고 올라오매 사람들이 그 달려 죽은 자들의 뼈를 거두어다가14사울과 그의 아들 요나단의 뼈와 함께 베냐민 땅 셀라에서 그의 아버지 기스의 묘에 장사하되 모두 왕의 명령을 따라 행하니라 그 후에야 하나님이 그 땅을 위한 기도를 들으시니라15블레셋 사람이 다시 이스라엘을 치거늘 다윗이 그의 부하들과 함께 내려가서 블레셋 사람과 싸우더니 다윗이 피곤하매16거인족의 아들 중에 무게가 삼백 세겔되는 놋 창을 들고 새 칼을 찬 이스비브놉이 다윗을 죽이려 하므로17스루야의 아들 아비새가 다윗을 도와 그 블레셋 사람을 쳐죽이니 그 때에 다윗의 추종자들이 그에게 맹세하여 이르되 왕은 다시 우리와 함께 전장에 나가지 마옵소서 이스라엘의 등불이 꺼지지 말게 하옵소서 하니라18그 후에 다시 블레셋 사람과 곱에서 전쟁할 때에 후사 사람 십브개는 거인족의 아들 중의 삽을 쳐죽였고19또 다시 블레셋 사람과 곱에서 전쟁할 때에 베들레헴 사람 야레오르김의 아들 엘하난은 가드 골리앗의 아우 라흐미를 죽였는데 그 자의 창 자루는 베틀 채 같았더라20또 가드에서 전쟁할 때에 그 곳에 키가 큰 자 하나는 손가락과 발가락이 각기 여섯 개씩 모두 스물 네 개가 있는데 그도 거인족의 소생이라21그가 이스라엘 사람을 능욕하므로 다윗의 형 삼마의 아들 요나단이 그를 죽이니라22이 네 사람 가드의 거인족의 소생이 다윗의 손과 그의 부하들의 손에 다 넘어졌더라


22장

1여호와께서 다윗을 모든 원수의 손과 사울의 손에서 구원하신 그 날에 다윗이 이 노래의 말씀으로 여호와께 아뢰어2이르되 여호와는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요새시요 나를 위하여 나를 건지시는 자시요3내가 피할 나의 반석의 하나님이시요 나의 방패시요 나의 구원의 뿔이시요 나의 높은 망대시요 그에게 피할 나의 피난처시요 나의 구원자시라 나를 폭력에서 구원하셨도다4내가 찬송 받으실 여호와께 아뢰리니 내 원수들에게서 구원을 받으리로다5사망의 물결이 나를 에우고 불의의 창수가 나를 두렵게 하였으며6스올의 줄이 나를 두르고 사망의 올무가 내게 이르렀도다7내가 환난 중에서 여호와께 아뢰며 나의 하나님께 아뢰었더니 그가 그의 성전에서 내 소리를 들으심이여 나의 부르짖음이 그의 귀에 들렸도다8이에 땅이 진동하고 떨며 하늘의 기초가 요동하고 흔들렸으니 그의 진노로 말미암음이로다9그의 코에서 연기가 오르고 입에서 불이 나와 사름이여 그 불에 숯이 피었도다10그가 또 하늘을 드리우고 강림하시니 그의 발 아래는 어두캄캄하였도다11그룹을 타고 날으심이여 바람 날개 위에 나타나셨도다12그가 흑암 곧 모인 물과 공중의 빽빽한 구름으로 둘린 장막을 삼으심이여13그 앞에 있는 광채로 말미암아 숯불이 피었도다14여호와께서 하늘에서 우렛소리를 내시며 지존하신 자가 음성을 내심이여15화살을 날려 그들을 흩으시며 번개로 무찌르셨도다16이럴 때에 여호와의 꾸지람과 콧김으로 말미암아 물 밑이 드러나고 세상의 기초가 나타났도다17그가 위에서 손을 내미사 나를 붙드심이여 많은 물에서 나를 건져내셨도다18나를 강한 원수와 미워하는 자에게서 건지셨음이여 그들은 나보다 강했기 때문이로다19그들이 나의 재앙의 날에 내게 이르렀으나 여호와께서 나의 의지가 되셨도다20나를 또 넓은 곳으로 인도하시고 나를 기뻐하시므로 구원하셨도다21여호와께서 내 공의를 따라 상 주시며 내 손의 깨끗함을 따라 갚으셨으니22이는 내가 여호와의 도를 지키고 악을 행함으로 내 하나님을 떠나지 아니하였으며23그의 모든 법도를 내 앞에 두고 그의 규례를 버리지 아니하였음이로다24내가 또 그의 앞에 완전하여 스스로 지켜 죄악을 피하였나니25그러므로 여호와께서 내 의대로, 그의 눈앞에서 내 깨끗한 대로 내게 갚으셨도다26자비한 자에게는 주의 자비하심을 나타내시며 완전한 자에게는 주의 완전하심을 보이시며27깨끗한 자에게는 주의 깨끗하심을 보이시며 사악한 자에게는 주의 거스르심을 보이시리이다28주께서 곤고한 백성은 구원하시고 교만한 자를 살피사 낮추시리이다29여호와여 주는 나의 등불이시니 여호와께서 나의 어둠을 밝히시리이다30내가 주를 의뢰하고 적진으로 달리며 내 하나님을 의지하고 성벽을 뛰어넘나이다31하나님의 도는 완전하고 여호와의 말씀은 진실하니 그는 자기에게 피하는 모든 자에게 방패시로다32여호와 외에 누가 하나님이며 우리 하나님 외에 누가 반석이냐33하나님은 나의 견고한 요새시며 나를 안전한 곳으로 인도하시며34나의 발로 암사슴 발 같게 하시며 나를 나의 높은 곳에 세우시며35내 손을 가르쳐 싸우게 하시니 내 팔이 놋 활을 당기도다36주께서 또 주의 구원의 방패를 내게 주시며 주의 온유함이 나를 크게 하셨나이다37내 걸음을 넓게 하셨고 내 발이 미끄러지지 아니하게 하셨나이다38내가 내 원수를 뒤쫓아 멸하였사오며 그들을 무찌르기 전에는 돌이키지 아니하였나이다39내가 그들을 무찔러 전멸시켰더니 그들이 내 발 아래에 엎드러지고 능히 일어나지 못하였나이다40이는 주께서 내게 전쟁하게 하려고 능력으로 내게 띠 띠우사 일어나 나를 치는 자를 내게 굴복하게 하셨사오며41주께서 또 내 원수들이 등을 내게로 향하게 하시고 내게 나를 미워하는 자를 끊어 버리게 하셨음이니이다42그들이 도움을 구해도 구원할 자가 없었고 여호와께 부르짖어도 대답하지 아니하셨나이다43내가 그들을 땅의 티끌 같이 부스러뜨리고 거리의 진흙 같이 밟아 헤쳤나이다44주께서 또 나를 내 백성의 다툼에서 건지시고 나를 보전하사 모든 민족의 으뜸으로 삼으셨으니 내가 알지 못하는 백성이 나를 섬기리이다45이방인들이 내게 굴복함이여 그들이 내 소문을 귀로 듣고 곧 내게 순복하리로다46이방인들이 쇠약하여 그들의 견고한 곳에서 떨며 나오리로다47여호와의 사심을 두고 나의 반석을 찬송하며 내 구원의 반석이신 하나님을 높일지로다48이 하나님이 나를 위하여 보복하시고 민족들이 내게 복종하게 하시며49나를 원수들에게서 이끌어 내시며 나를 대적하는 자 위에 나를 높이시고 나를 강포한 자에게서 건지시는도다50이러므로 여호와여 내가 모든 민족 중에서 주께 감사하며 주의 이름을 찬양하리이다51여호와께서 그의 왕에게 큰 구원을 주시며 기름 부음 받은 자에게 인자를 베푸심이여 영원하도록 다윗과 그 후손에게로다 하였더라


설교문


1. 삼하 21장 - 24장의 얼개


사무엘하는 3단락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번째 단락은 1-10장, 두번째 단락은 11-20장, 세번째 단락은 21-24장입니다. 첫번째 단락은 사울이 전사한 뒤 이스라엘의 2번째 왕이 된 다윗이 하나님께 물으며 왕국과 주변 나라 정세들을 정리하고, 확장해 가는 이야기입니다. 두번째 단락은 안정기에 접어들자 나타난 밧세바 사건으로 인한 타락과 범죄에 이어 가정사의 불미스런 일들과 압살롬의 반역과 내전 등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어 마지막 단락인 21장 이하엔 일종의 부록같은 성격을 띄고 있습니다.

이번 주일부터 접하는 사무엘하의 마지막 단락은 다시 두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하나는 21-22장으로서 다윗 통치의 초기 역사를 다루고 있습니다. 다른 하나는 23-24장으로서 다윗 통치 후기의 주요 행적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사무엘하의 마지막 부분에 위치해 있다고 해서 다윗 활동기의 마지막에 일어난 역사들이 아니라, 전, 후기에 일어난 일들을 정리한 것입니다. 한마디로 다윗의 인생을 요약하면서 마무리하고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실제 다윗의 마지막 이야기는 열왕기하 1-2장에 기록되어 있으니 참고해 보시면 좋겠습니다.

이번 주일엔 21-22장을 다루고, 다음 주일엔 23-24장을 다룰텐데, 이 부분들은 묘하게도 그 구성이 닮아 있습니다. 그 안에는 두 편의 이야기, 두 군데의 사람명단, 그리고 두 편의 시가 서로 대칭을 이루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각각의 구성이 <이야기, 사람, 시>로 이루어져 있다고 보시면 이해가 되실 겁니다. 이번 주 다윗의 그 첫번째 <이야기, 사람, 시>를 나누고, 다음 주에는 두번째를 살펴보겠습니다.



2. 기근과 리스바


1) 3년 기근

다윗의 초기 통치 때에 심각한 기근이 발생했습니다. 기근이란? 흉년으로 먹을 양식이 모자라 굶주리는 것을 뜻합니다. 보통 자연적 원인으로 일어나는 기근은 가뭄, 집중 호우, 홍수, 이상 한파, 태풍, 병충해, 메뚜기떼의 출몰 같은 일로 농작물이 파손되고 식량공급이 어려워지는 경우를 말합니다. 다윗 때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자연적 원인으로 흉년이 일어났는지는 모르지만, 흉년이 3년이 이어졌으니 얼마나 기근이 심각했는지는 짐작이 갑니다.

우리 사는 시대엔 흉년을 기후위기를 비롯한 자연재해로 보지만, 성경 속 흉년은 대부분 단순한 자연재해의 차원이 아니라, 하나님의 심판으로 인식되었습니다(왕상 8:37, 왕하 8:1, 사 51:19). 다윗시대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에 다윗은 기근이 하나님이 행하신 일임을 인식하고 그 원인을 하나님께 물었습니다. 하나님은 3년 기근의 원인을 사울이 기브온 족속과의 약속을 깨고 그들을 학살한 것 때문이라고 알려주셨습니다.

3년전 포천에서 했던 여름수련회 때에 여호수아서를 공부할 때의 기억을 되살려 보겠습니다. 이스라엘이 기브온 족속과 어떤 언약을, 왜 맺었습니까? … 당시 출애굽 후 40년이 지나고 마침내 가나안 땅에 진입한 여호수아와 이스라엘은 여리고성을 필두로 가나안을 정복해 갔습니다. 그때 완전히 헤어진 옷과 신발을 신고 곰팡이 핀 빵을 들고 먼 곳에서부터 찾아온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이스라엘과 화친을 맺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들이 바로 기브온 족속입니다. 가나안 7족속 중의 하나였던 그들은 강력한 이스라엘 군대와 싸우서 죽느니 차라리 항복하고 화친을 맺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래서 먼곳에 왔던 것처럼 변장하고 꾸며서 찾아왔습니다.

물론 나중에 그들의 거짓이 드러났지만, 이미 체결한 언약이었기에 여호수아와 이스라엘 군대는 기브온을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되려 다른 가나안 족속들의 침략에 대항해 그들을 살려주었습니다. 이에 대한 댓가로 기브온은 성소에서 장작을 패고 물을 나르는 등 이스라엘 민족의 시종으로 살았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의문이 생깁니다. 왜 사울은 기브온과의 언약을 파기하고 그들을 학살했을까요? 물론 기브온이 반란을 일으키거나 먼저 약속을 파기한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도 왜 기브온 거민들을 쳐서 죽였던 걸까요?

이 사건은 다윗과 연관이 있습니다. 자신의 왕위를 위협하는 최고의 정적이 다윗이라고 생각했던 사울은 다윗을 지지하는 유다지파가 못내 못마땅했습니다. 근데도 같은 이스라엘 지파일 뿐 아니라, 이스라엘 지파 중 에브라임과 함께 최대 지파였기에 함부로 할 수가 없어 속만 태우고 있었습니다. 근데, 눈에 가시처럼 기브온이 유다지파와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이게 사울의 맘 속 증오의 불에 기름을 부었습니다. 그래서 기브온을 공격해 학살했습니다. 다윗에게 협조하는 싹을 자르기 위한 본보기 징벌이었습니다.

가인에게 학살당한 동생 아벨의 피가 땅에서부터 호소했던 것처럼 무고하게 죽은 기브온 거민들의 피가 하나님께 울부짖은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이에 하나님은 3년 동안의 지독한 기근으로 사울이 행한 악행을 벌하셨습니다. 이 부분에서 우리는 또 이런 의문을 품습니다. 아니, 그럼, 사울이 악행을 저지른 당시에 벌을 하시지, 왜 한참 후 다윗 대에 벌을 하신 겁니까?’

이 질문에 공감이 가시지요? 근데 이 답은 아주 간단합니다. 벌을 내리는 목적이 무엇입니까? 잘못을 깨닫고 돌아서게 하는 겁니다. 하지만 아무리 벌을 내려도 알아 듣지도 못하고 점점 더 흉악해 진다면 벌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내버려 둡니다. 이것을 신학용어로 ‘하나님의 유기’라 합니다. 내버려 두심입니다. 하나님의 포기입니다. 그래서 히브리서 12:8은 다음과 같이 말씀합니다.

징계는 다 받는 것이거늘, 너희에게 없으면 사생자요, 친아들이 아니니라

사울은 아무리 말하고, 벌해도 알아듣고, 깨달아 돌아설 마음과 자세가 없었습니다. 그러니 그의 시대가 지난 뒤 알아듣는 다윗시대에 그때의 일에 대해 징계하신 겁니다. … 여기서 우리는 중요한 원리 하나를 발견합니다. 그것은 한 사회에서 발생한 잘못은 그 범죄한 그 사람만의 일이 아니라, 그 사회의 책임이 동반된다는 사실입니다. 시대 속의 범죄는 분명 시대와 사회의 정신이 들어있습니다. 그 영향이 미쳐 있습니다. 사람들이 살아가고 생각하는 방식이 그 사회 행동양식 속에 들어 있습니다. 그런 속에서 양태된 범죄이니 그게 한 사람의 범죄에 그치지 않고 사회 전체가 생각하고 해결해 가야 할 문제가 됩니다.

쉽게 예를 들자면, 집 안 식구들 중에 보면, 어떤 구성원은 열심히 치우는데, 어떤 구성원들은 더 열심히 어지럽히는 사람이 있지요? 그럴 경우 한 가족이 어지럽혀 놓은 결과에 온 가족이 영향을 받습니다. 한 시대 속에서, 또 한 사회 속에서 어떤 누군가가 범죄하면 당연히 그 일을 저지른 사람이 벌을 받거나 회개해야 하겠지요. 그렇지만, 그가 범죄의 길로 가도록 환경을 만든 그 사회, 그 시대의 사람들도 함께 연대책임을 져야 합니다.

히틀러가 등장한 것이 어찌 히틀러 한 사람의 잘못이라 하겠습니까? 그를 영웅으로 판단하고, 그를 뽑고, 지지하고, 추종했던 그 시대 독일 사회와 사람들의 공동 책임이듯이, 오늘날 우리 시대의 문제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부동산 문제부터 시작해서 빚투, 영끌 등 이러한 것들이 어찌 정책 입안자들만의 잘못이겠습니까? 만약 정책이 잘못되었다면, 그것이 그렇게 입안되고 시행되도록 환경을 만든 사회 구성원들의 잘못이 왜 아니겠습니까?

2) 인신제사와 리스바

3년의 기근이 기브온과의 평화조약을 위반했던 것임을 깨달은 다윗은 즉시 기브온 족속에게 물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사후조치를 취하면 좋을지 그들의 생각을 들었습니다. 근데 이 부분에서 다윗이 좀 이해되지 않습니다. 다윗은 하나님께 기근의 원인에 대해 물었으면서 왜 그 다음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묻지 않았을까요? 왜 곧 바로 기브온 족속에게 자신이 어떻게 해 주면 좋겠는지를 물었을까요?

우리는 이런 다윗의 행위가 이해 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다윗의 질문을 들은 기브온 거민들은 ‘피에는 피’라는 방식을 요구했습니다. 그들을 죽인 사울 집안의 피를 요구한 것입니다. 다시 말해, 대량학살을 명했던 사울의 자손 중 7명을 속죄의 제물로 넘겨달라고 한 것입니다. 후손들의 피로 선조의 도덕적인 죄를 씻으면 기근도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인신제사가 고대근동의 문화였다고는 하지만, 다윗이 수용했다는 것은 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다윗은 기브온의 요구대로 사울의 자손 중 7명을 선별했습니다. 그때 다윗에 의해 잡혀온 사울의 자손 7명은 사울의 장녀인 메랍의 다섯 아들과 사울의 첩 리스바의 두 아들이었습니다. 이때 다윗이 끝내 보호했던 사람은 요나단의 아들 므비보셋이었습니다. 요나단과의 약속 때문이었습니다. 기브온 거민들은 다윗이 넘겨준 일곱을 사울의 고향 기브아에 있는 동산의 나무에 매달아 죽였습니다. 그로써 하늘마저 울렸던 기브온의 원통함이 풀어지고 모든 것이 해결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 일로 인해 아파하고 고통당한 비극적인 여인이요, 어머니가 있었습니다. 그녀가 바로 한 날, 한 시에 두 아들을 잃은 리스바였습니다. 다섯 아들을 잃은 메랍은 등장도 하지 않는데, 리스바는 아들이 죽는 그 현장에 함께 했습니다. 오열하며 통곡하는 그녀는 신약성경에 나오는 십자가 아래 마리아를 연상케 합니다.

리스바는 두 아들이 처형당한 언덕 바위 위에 굵은 베를 깔고선 아들의 시체를 지켰습니다. 낮에는 새들이 해치지 못하게 막았고, 밤에는 들짐승들이 시체를 뜯지 못하도록 지켰습니다. 보리추수할 때부터 우기가 시작하는 겨울에 이르기까지 거의 반년을 그렇게 보냈습니다. 유대 법률엔 나무에 달린 시체는 해가 지기 전에 장사 지내도록 되어 있는데, 왜 그 당시엔 이런 원칙을 따르지 않았는지는 모릅니다. 그렇지만, 짐작해 보면, 어쩌면 3년 동안 기근이 비가 오지 않았던 결과였기에 비가 내릴 때까지 시체를 나무에 매달아 두라고 명령했을지도 모릅니다.

한번 상상해 보십시오. 자식이 부모보다 먼저 가는 것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아픔인데, 매일같이 부패해서 썩어가는 두 아들의 시신을 지켜보는 어머니의 심정이 어떠 했겠습니까? 이 세상 어디에 이렇게 죽은 이를 위해 애곡하고 거의 반년이나 시신을 지켜주겠습니까? 어머니 리스바였기에 할 수 있는 일이었습니다. 리스바는 비록 두 아들의 죽음은 막을 수는 없었지만, 죽은 그들이 더이상 모욕을 당하지 않도록 애도하며 자신의 생을 던져 지켰습니다.

드디어 비가 내리고, 리스바의 이러한 헌신은 온 나라에 소문이 났습니다. 이스라엘 온 백성들의 마음을 울렸습니다. 이 소식을 들은 다윗은 리스바의 마음을 달래고 위로하고자 나무에 달린 아들들의 유골을 거두어 정성껏 장례를 치르게 했습니다. 매정했던 국가권력이 드디어 움직여 연약한 여인이 당한 슬픔과 신원을 풀어 주었습니다.

사무엘하 21:14은 ‘그 후에야 하나님이 그 땅을 위한 기도를 들으시니라’는 구절을 통해 기근을 끝낸 것이 사울의 자손 7명을 죽인 것 때문이 아님을 선언합니다. 오히려 죽은 두 아들의 시신을 지키기 위해 몸부림쳤던 리스바의 모성이었음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결국 하나님께서 원하셨던 제물은 누군가를 죽인 피의 희생이 아닌 긍휼과 자비였음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다윗보다 300년 후에 활동했던 선지자 미가는 미가 6:6-8를 통해 이를 보다 명확히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어떻게 하나님 앞에 서야 하며, 우리 시대를 사는 것이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것인지를 이렇게 말씀합니다.

내가 무엇을 가지고 여호와 앞에 나아가며, 높으신 하나님께 경배할까, 내가 번제물로 일 년 된 송아지를 가지고 그 앞에 나아갈까

여호와께서 천천의 숫양이나 만만의 강물 같은 기름을 기뻐하실까, 내 허물을 위하여 내 맏아들을, 내 영혼의 죄로 말미암아 내 몸의 열매를 드릴까

사람아 주께서 선한 것이 무엇임을 네게 보이셨나니, 여호와께서 네게 구하시는 것은 오직 정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하게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




3. 명단 - 거인들을 죽인 다윗의 용사들


숭고하고도 슬픈 리스바의 이야기 후에 사무엘하 21장은 블레셋의 거인들을 물리친 다윗의 용사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사무엘상 17장의 골리앗 사건 때에 말씀드린 것처럼 여기엔 골리앗의 동생 라흐미를 비롯해 4명의 거인들이 등장합니다. 이들에겐 몇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모두들 골리앗 만큼이나 사납고 상대하기 어려운 거인들이었다는 점입니다. 또한 그들 모두의 출신지가 블레셋 가드라는 사실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흥미로운 부분이 있습니다. 그것은 골리앗과 상대한 이래 지금껏 용맹한 장수의 이미지로 남아있던 다윗이 사무엘하 21장에서는 무척 약한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다윗의 수하들은 이런 다윗을 힘을 다해 구하고, 보호하고 섬겼습니다. 이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다윗은 강력한 통일왕국을 형성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다윗의 인생에 거인과의 만남은 단 한번만 있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골리앗을 쓰러뜨렸으니 이젠 그만한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 여겼는데, 다른 거인들이 출현했습니다. 만약 수하들이 나서 돕지 않았다면, 거인들을 만만하게 보고 나섰던 다윗은 일찍 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그러므로 여기에 등장하는 용사들의 명단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왕이라고 하는 다윗도 주변인들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면 그토록 위대해 질 수 없었음을 보여줍니다. 우리의 인생도 다윗 같은 거인들과의 만남이 이어집니다. 하나 해결하면 이제는 괜찮겠지 싶지만, 또 다른 형태의 거인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런 삶을 어찌 우리 혼자 힘으로 살아갈 수 있겠습니까?

요즘 넷플릭스에서 <오징어 게임>이라는 한국 드라마가 사상 최초로 전미 1위를 비롯해 세계 곳곳에서 광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어린 시절 골목이나 공터에서 친구들과 했던 추억의 놀이들이 목숨을 걸고 하는 데스게임으로 재소환되었습니다. 총 6번의 게임을 모두 이긴 단 한 명의 승자는 456억이라는 큰돈을 독차지하지만, 게임에서 진 패자들은 모두 목숨을 내놓는 서바이벌 게임입니다.

단순한 흥미위주의 드라마인 것 같지만, <오징어 게임> 속엔 현재 우리 사회가 고민하고 앓고 있는 문제들이 내포되어 있습니다. 승자독식, N포 세대, 적자생존 등 지난 몇 년간 우리사회를 뒤덮었던 경쟁담론이 고스란히 게임에 녹아 있습니다.

인생 막장에 몰리니 돈 앞에서 모두들 살인병기가 되어 갑니다. 다른 사람이 죽는 만큼 돈이 적립되니 눈빛이 돌아갑니다. 상대를 밟고 올라서야 내가 살 수 있는 상황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야만, 추악한 민낯이 드러납니다. ‘만약 당신이라면 혹은 나라면 저 상황에서 저들과 달랐을까?’ 라는 물음 앞에서 쉬 대답할 수 없게 만듭니다. 그러한 속에서 게임의 설계자였던 할아버지로부터 주인공은 이런 말을 듣습니다.

“자넨 그런 일을 겪고도 아직도 사람을 믿나?”

이 질문 앞에서 주인공은 마치 이렇게 말하는 것 같습니다.

"원래 사람은 믿을 만해서 믿는 게 아니야. 안 그러면 기댈 데가 없으니까 믿는 거지."



4. 다윗의 시 - 여호와는 나의 반석, 나의 요새, 나를 건지시는 자


그리스도인들이 하나님을 믿는다는 것은 하나님께 기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물론 믿음의 식구들끼리 서로 의지하며 살아가지만, 궁극적으로 의지할 분은 오직 하나님이라는 고백입니다. 다윗은 자신과 함께 하는 사람들을 의지하고 신뢰했지만, 그 역시 끝까지 기대고 의지했던 대상은 여호와 하나님이었습니다. 그는 사무엘하 22장을 통해 그의 인생 속에 궁극적인 도움과 의지가 되신 하나님을 이렇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사무엘하 22:2-3입니다.

여호와는 나의 반석이시요, 나의 요새시요, 나를 위하여 나를 건지시는 자시요

내가 피할 나의 반석의 하나님이시요, 나의 방패시요, 나의 구원의 뿔이시요, 나의 높은 망대시요, 그에게 피할 나의 피난처시요, 나의 구원자시라. 나를 폭력에서 구원하셨도다.

사무엘하 22:1을 보니, 다윗은 이 고백적 노래를 그의 모든 원수와 사울의 손에서 하나님께서 구원하신 날에 올려 드렸습니다. 그 노래는 다름아닌 시편 18편이기도 합니다. 이 시편 안에는 일평생 그가 경험했던 다양한 일들 속에서 얼마나 그가 어려움을 겪었으며, 그 가운데서 하나님께서 그를 지키시고 보호해 주셨는지가 잘 드러나 있습니다. 하나님을 향한 다윗의 은유적 표현이 모두 ‘구원’, 다른 말로 표현하면, ‘건짐받음’과 관계있기 때문입니다.

다윗 역시 우리처럼 많은 약점과 허물이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와 남다른 한 가지가 있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하나님을 신뢰하고, 하나님을 생각하고, 하나님을 찬양하고, 하나님을 의지하고, 하나님께 기도하는 삶이었습니다. 이것이 그의 매일의 삶에 녹아 있었기에 하나님은 그의 삶에 역사하시는 구원이 되셨습니다.

하나님은 다윗의 삶 속에서 구경꾼이 아닌 직접 계시하시고, 개입하셨던 것처럼 우리 삶에도 함께 하십니다. 우리 상황 속으로 들어오셔서 우리의 신음을 들으시고, 부르짖는 기도에 응답하십니다. 우리가 다윗이 했던 것처럼 하나님을 신뢰하고, 하나님을 생각하고, 하나님을 찬양하고, 하나님을 의지하고, 하나님께 기도한다면, 하나님은 이 거인들의 세상 가운데서 우리를 능히 이기게 하실 겁니다. 그의 손을 내미사 우리를 붙으시며, 구원하실 겁니다. 끝내 승리하게 하실 겁니다.



함께 기도하시겠습니다


우리의 등불이 되신 하나님~

주님은 우리의 어둠을 비추십니다. 주님을 의뢰하기에 우리는 적진으로 달립니다. 주님을 의지하기에 마침내 성벽을 뛰어 넘습니다. 기댈 것 없고, 의지할 곳 없는 끝없는 경쟁의 세상 속에서 하나님은 끝까지 우리를 지키고 보호하십니다. 이런 하나님을 우리도 끝까지 의지하는 믿음의 사람되길 원합니다.

그리하여 우리의 인생의 구비마다, 하나님으로 인해 건짐받게 하시고, 하나님으로 인해 이기는 인생되게 하옵소서. 끝없이 누군가의 피를 요구하고, 그 희생을 밟아야만 내가 살 수 있음을 강요하는 세상 속에서 애통하는 자가 됨으로써 하늘과 땅을 잇는 사람되게 하옵소서. 이 땅의 슬픔과 아픔을 온 인생으로 마주하며 하늘의 긍휼을 구했던 리스바처럼 하늘과 땅을 화해케 하는 그리스도인 되게 하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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