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움오름교회

“튜닝(Tuning)”

대부분의 악기는 온도와 습도에 따라 늘어나거나 줄어듭니다. 이런 신축성은 악기가 내는 음의 높낮이에 영향을 미칩니다. 이를 해결하고 제대로 된 소리를 내기 위해 연주 전 하는 것이 음을 조절하는 행위입니다. 오케스트라의 경우 악장의 지시에 따라 오보에 연주자가 내는 기준음인 ‘A(라)음’에 맞추는데, 이를 튜닝이라 합니다.

특히 다른 악기들보다 현악기가 더 온도와 습도에 민감하게 수축하고 팽창하기에 현악기 연주자는 연주 전은 물론이거니와 곡과 곡 사이에 미세 튜닝을 하기도 합니다. 그만큼 튜닝이 연주 자체 만큼이나 중요합니다. 제대로 된 튜닝이 되지 않으면 연주를 망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군인들도 이런 튜닝을 합니다. 본격적인 사격을 실시하기 전 반드시 영점 사격을 통해 가늠자와 가늠쇠의 정렬이 본인에게 맞게 되었는지, 그것을 통해 목표물이 정확하게 조준되는지를 확인하고 수정합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지 않으면 아무리 명사수라 하더라도 목표물을 맞출 수가 없습니다.

그러고 보면, 어느 특정영역 뿐 아니라, 사람이 살아가는 거의 대다수의 영역에는 이렇게 조율하고, 조정하는 튜닝이 있습니다. 그런데, 가만히 보면, 급하다고, 귀찮다고, 또는 잘 알고 있다고 이런 튜닝을 거치지 않고 질주하는 삶이 많습니다. 근데 이런 삶은자신 뿐 아니라, 타인까지도 위협하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비행기 조종사들은 수십년을 운항한 베테랑이라 하더라도 매년 비행교본을 다시 보며 기본비행훈련을 가집니다. 그것을 통해 본인 뿐 아니라, 수많은 승객들의 안전과 생명을 지킬 수 있음을 알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기독교 영성의 안내자로 사는 사람이나, 그리스도인들은 어떤가요? 세속도시를 살며, 거기에 물들지 않도록 매일 새벽 기준음에 조율하며 하루를 살고 있습니까? 승려들의 하안거(夏安居)와 동안거(冬安居)의 길이만큼은 아니더라도 매년 자신의 심층 깊은 곳을 들여다보며 걷고 있습니까? 세속의 이 뜨거운 열기와 눅눅한 습기 앞에 어찌 우리 홀로의 힘만으로 온전한 음을 연주할 수 있겠습니까? 가당치 않습니다. 분주했던 걸음을 멈추고 들려오는 기준음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가만히, 잠시라도... 그것이 우리가 진짜 사는 길, 살아나는 길이지 않을까요?


-소의걸음 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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