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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의 시간> 백무산

굵은 비 쏟아지는 산길 키 낮은 병꽃나무에 튼 둥지에서 새 한마리 알을 품고 있다 억수같이 퍼부어대는 비를 다 맞고

날개 지붕을 펴 둥지를 덮고 떨고 있다 쏟아지는 것은 쏟아지라고 알은 해석으로 풀려나올 수 없다 어떤 문법으로도 풀려나올 수 없다 어떤 언어로도 깨어나게 할 수 없다 품을 수밖에 없다 시작과 끝이 맞물린 알 시제가 없는 알 지금은 축의 시간 주둥이가 막힌 병 거센 물살 가운데 정지한 나무 꼭지가 막 떨어진 사과의 시간 지금은 오직 전체를 기울여야 할 때 시간은 수컷처럼 둥지 밖에서 초조하게 서성일 뿐

-시집 <이렇게 한심한 시절의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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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 시간:

일요일: 11:30am - 1:0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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