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움오름교회

“제가 1/2을 내겠습니다”

인테리어, 리모델링, 신축은 건물이라는 같은 대상을 상대하지만, 실은 엄청난 차이가 있습니다. 특히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해야 하는 신축은 인허가에서부터 건축에 이르기까지 신경쓰야 할 일이 하나 둘이 아닙니다. 일하는 사람과 사람 사이에 예상치도 못한 문제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게다가 건축 이외의 별별 요소들이 문제로 부각되기도 합니다. 이런 일들을 해결하고 조율하다 보면, 사람이라는 본성과 만나게 되고,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1년째 건축중인 제 어머니집은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와 6m 폭의 길을 사이에 두고 있습니다. 10여년째 빈 토지로 뒀다보니 동네사람들이 하나 둘 농기계를 비롯해 폐기물을 그 길옆에 방치해 두었습니다. 그 중 발암물질로 엄격하게 관리되는 슬레이트 지붕재도 있었습니다. 동네의 한 집에서 자기 집을 철거해 그곳에 야적해 둔 겁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돈을 주고 처리하고 싶지는 않고, 그렇다고 자기 집에 두기엔 싫어서 였습니다.

80세가 넘은 그 어른께 전화를 드려서 집 건축공사 관계로 차량통행과 작업에 방해가 됨으로 좀 치워주셨으면 좋겠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분은 폐기물을 왜 거기에 두었는지 이유를 장황하게 설명한 뒤 결론으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정, 방해되면 네가 옮겨서 우리 집 마당에 갔다 놓아라!”

더이상 말이 통하지 않기에 통화를 마친 후 친구인 이장에게 이야기했습니다. 이장은 그 집 아들인 동네 형에게 자신이 말해 보겠다고 했습니다. 필요하다면, 제가 1/2이라도 부담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집 아들은 아버지와 별반 차이가 없었습 니다. “한 10만원 정도면 자기가 치우겠지만, 그 정도 돈을 내고 해결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니 그게 거치적거리면 실어서 우리집에 갖다놓아라”는 겁니다.

이장이 짐작하기론 70만원이면 치울 것 같았지만, 폐기물 수거업체에 연락해 보니 그 정도 양은 140만원을 주어야 치울 수 있었습니다. 고민 끝에 읍사무소 환경담당 공무원에게 전화해서 자초지정을 이야기했습니다. 그랬더니 정식 공문을 발송해서 행정처리하겠다고 했습니다. 제가 부탁을 했습니다. 그러면 이후 제 어머니께서 사시기에 어려움이 있으니 그러지 말아 달라고 했습니다. 제가 1/2 부담을 할테니 어떻게 해결해 주실 수 없는지 재차 부탁했습니다.

그랬더니 감사하게도 현장을 직접 확인한 담당공무원은 이장에게 이야기해서 그 집 아들이 10만원을, 제가 40만원, 나머지는 읍사무소의 유휴예산에서 충당하는 것으로 하고 폐기물수거업체에서 수거토록 했습니다. 법으로 하고, 법으로 따지자면 가당치도 않는 일입니다. 말이 통하지 않고 자기편이성과 관성이 관례가 된 사회속에서 함께 살아가기 위해선 때론 내 것을 더 많이 내어놓고 살아가야 합니다. 여전히 그 사람들의 말과 행동이 이해되지 않지만, 마음에서부터 용납하며 관용을 살아가야 합니다. 2천년 전 사도바울은 이런 사회를 살아갈 그리스도인들을 향해 이렇게 권면했습니다. “너희 관용을 모든 사람에게 알게 하라. 주께서 가까우시니라”(빌립보서 4장 5절)


-소의걸음 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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