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움오름교회

“잘 살고 있니?”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보면 ‘잘산다’가 한 글자로 묶여 있는데, 부유하게 살다는 뜻이에요. 그리고 ‘잘’과 ‘산다’를 띄어 쓰면 그냥 별 탈 없이 잘 살고 있다는 의미이구요.”

국립국어원의 기준에서는 ‘잘산다’가 ‘잘나다’와 같은 맥락인가 보다. 수식어와 술어가 묶여 하나의 단어가 되는.... 오랜 만에 연락을 해온 친구가 묻는 ‘잘 살고 있냐?’ 인사에서 ‘잘 산다’가 ‘잘산다’의 의미는 아닐 터, 그러나 때로 ‘잘 산다’와 ‘잘산다’의 구분이 무의미하기도 하다. 어떻게 살 것인가의 질문에, 문자로 대답하지 않는 한, '잘 산다'와 '잘산다'의 띄어 쓰기를 뭉개며 말하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기에.... 잘 살고 싶기도 하고, 잘살고 싶기도 하고.... -<우리 시대의 역설> 민이언, 박상규 저 中에서 .......................................................................................................................................................................................................................... 1999년 콜로라도의 한 고등학교에서 두 학생이 교사와 급우 등 13명을 살해하고 자살한 총기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후 제프 딕슨이 ‘우리 시대의 역설’이라는 시를 썼습니다.

“건물은 높아졌지만 인격은 낮아졌다. 고속도로는 넓어졌지만 시야는 좁아졌다. 공기정화기가 있지만 영혼은 더 오염됐고, 원자는 쪼갤 수 있어도 편견은 부수지 못했다. 달에 갔다 왔지만 길 건너 이웃을 만나기는 힘들어졌다. ...(하략)...”

그렇습니다.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스마트폰으로 검색하면서도 자기 마음속은 한 번도 돌아보지 않습니다. 온갖 사건 사고, 기사에 대해선 관심을 가지지만, 가까운 이의 마음은 살피지 않습니다. 어느 역사학자가 “과거 조선왕이 먹던 음식보다 오늘날 평범한 사람이 훨씬 잘 먹는다”고 하던 말이 생각납니다. 예전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훨씬 풍요로와졌습니다. 근데 정말 잘 사고 있는 것이 맞을까요?

물질의 소유에 따라 한 사람의 성공과 실패가 매겨지는 자본의 사회 속에서 진정 잘 사는 것은 어떤 모습일까요? 특별히 사람들이 점점 ‘점’이 되는 전염병의 시기에 어떻게 점과 점을 연결하며 더불어 잘 살 수 있을까요? 오늘은 이렇게 인사하고 싶습니다. “잘 살고 있니?”


-소의걸음

조회 5회

최근 게시물

전체 보기

예배 시간:

일요일: 11:30am - 1:00pm

logo_color.png

©2019 by 움오름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