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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나무의 상처를 보거든

2019년 4월 15일 업데이트됨



산타클로스 테라스 앞 둔덕에는 조그마한 자작나무 무리가 있다. 얼마 전 이곳을 방문한 여행객으로부터 자작나무의 여러 수종들 중 백자작이 라는 사실을 전해 들었는데 동류들 중 더욱 멋스럽다고 한다. 십수년 전 강아지똥 자연학교를 이곳으로 이전하면서 어린 묘목을 심었는데 아 이들이 자라나는 것처럼 나무도 자라 어느덧 성목(成木)이 되었다.


주변의 일상 보아왔던 나무들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 군락지어 모여 있는 자태와 순백의 피부가 무언지 모를 고귀함과 정결미를 풍겨 보 는이의시선을잡아끈다. 웬지다가서면때묻을까멀리두고보아 야만 할 것 같은 청초한 손짓 같다.


그러나 한 나무 한 나무 자세히 다가가면 그들이 얼마나 많은 상처를 품고있는지알게된다. 패이고옹이져툭툭불거지고휘어진기둥은 지난하고 척박한 삶이라는 광야를 헤쳐 온 마디 굵어 부르트고 거칠 어진노동의손, 굳은살얽어오른어깨같다. 청초한순백의피부는 마디마디 병들었고, 해쓱한 낯빛은 이 땅의 통곡을 대변하는 듯 그렇 게처연한흰옷을입은것같다. 바람불어나뭇가지흔들리는날이 면훠이훠이잘가거라. 애달픈이를가슴에서떠나보내는이땅어 머니들의 흰 치마저고리 되어 너울거린다.


누군가 자작나무를 보거든 멀리서 보지 말고 가까이 보기를, 가난한 몸되어낮은자리앉아하늘을보기바란다. 그러면어느덧그들은 '예루살렘의 딸들아, 나를 두고 울지 말고, 너희와 너희 자녀를 두고 울어라' 말씀하셨던 십자가 지신 분의 부어올라 툭 불거진 어깨가 되 고 휘어진 다리가 된다.


누군가 자작나무 보거든 ‘자작 자작’ 자신을 태워 고통을 승화시킨 이 땅 흰옷 입은 이들의 숭고한 눈물 또한 볼 일이다.


-산보 백호성

예배 시간:

일요일: 11:30am - 1:0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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