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움오름교회

“어려운 시기는 늘 오지만 이어나가는 거죠”

지난 주중 종로에 나갔다 우연히 허름한 옛골목 안에 있는 음식점에 들렀습니다. 간판은 아주 옛스러움을 머금은 채 한자와 한글을 섞어 ‘里門설농탕’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저녁식사라고 하기엔 좀 이른 시각 오후 4:30, 열린 문을 통 해 들어가니 계산대에 앉아 책을 보던 주인이 반깁니다. 그러면서 우릴 보고 두 번 놀랬습니다. 1904년에 개업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120여년) 가게 ‘이문설농탕’을 모르고 있었다는 것과 처음 왔다는 말이었습니다.

식사하다보니 저녁영업시간이 30분이나 남았는데도 친절하게 주문한 음식을 제공해 주었음을 알았습니다. 또한 별도의 요청을 해결해 주던 가게주인의 마음은 설농탕 국물만큼이나 따뜻 했습니다.

계산할 때 무슨 책을 읽으시나 보니 히브리어 본문을 설명한 영어원서였습니다. 아는 척을 좀 했더니 “어떻게 히브리어를 다 아시느냐?”며 더 없이 반가워했습니다.

17시간 동안 무쇠솥에 고아 낸 뽀얗고 맑은 국물만큼이나 따뜻한 저녁이었습니다. 골목을 걸어 나오던 길에 120년 경력 선배의 한마디라며 적혀 있던 글귀가 맘에 스며들었습니다.

“어려운 시기는 늘 오지만, 이어나가는 거죠”

그러고 보니, 어렵지 않았던 때가 언제 있었습니까? 그냥 이겨가고, 견뎌가고, 해결해 가는 거지요. 그게 사람의 삶, 人生아닐까요?


-소의걸음 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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