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움오름교회

“송화(松花) 날리는 날에”

이른 아침 산 아래 마을엔 닭 훼치는 소리 요란하고, 기슭진 산엔 화답하듯 꿩 소리 울리네요. 씨앗 뿌린 남새밭엔, “내 몫도 있다”는 듯 밤새 다녀간 고씨(고라니) 집안의 발자국 선명하네요.

솔숲을 스치는 바람소리(송뢰)에 놀란 송화가루 승천하네요. 산허리 휘돌던 구름마냥 아랫마을을 덮네요. 온 산에, 온 집에 노란 송화가 잔설처럼 내리네요. 까맣던 머리 위에도 송화 같은 잔설이 앉네요.

하늘과 땅이, 산과 마을이 마주치던 분주한 날이 지나네요. 가만히 찾아온 저녁, 소쩍새 소리 공산을 울리네요. 언젠가 오라하실 날 알 수 없지만, 그날은 밤처럼 다가오고 있겠지요. 오랜만에 만난 친구를 부둥켜 안 듯 반가움과 그리움에 눈물짓겠지요.

그때도 닭 훼치는 소리에 꿩 소리 요란하고, 솔숲을 스치는 바람소리에 송화가루는 하늘로 오르겠지요. 그리움인듯, 반가움인 듯 겨울마냥 송화가루 마을을 덮겠지요. 눈물인 듯 웃음인 듯 내 마음을 덮겠지요. 나도 송화마냥 하늘로 오르겠지 요.


-소의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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