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움오름교회

사순절 22일 움오름 묵상

2019년 4월 4일 업데이트됨


묵상의 말씀
  • 눅 2:34 시므온이 그들에게 축복하고 그의 어머니 마리아에게 말하여 이르되 보라 이는 이스라엘 중 많은 사람을 패하거나 흥하게 하며 비방을 받는 표적이 되기 위하여 세움을 받았고

  • 눅 2:35 또 칼이 네 마음을 찌르듯 하리니 이는 여러 사람의 마음의 생각을 드러내려 함이니라 하더라



성경 속으로


평생 메시아의 오심을 기다리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예언자 시므온과 결혼 7년 만에 남편과 사별하고 84년을 홀로 지내온 안나가 바로 그 사람입니다. 시므온은 죽기 전에 메시아를 보게 될 것이라는 분명한 응답을 받은 이래 지난한 기다림의 시간을 보낸 예언자입니다. 안나는 예루살렘 성전을 떠나지 않고 기도와 금식으로 메시아를 기다려 온 신약성경 속 유일한 여선지자입니다.


율법의 관례를 따라 아기를 안고 예루살렘으로 온 요셉과 마리아를 만난 그들은 그 아기가 당신들이 그토록 기다려온 메시아임을 단번에 알아보았습니다. 아기 예수님을 안은 노구의 시므온은 마침 성령에 이끌려 “내 눈이 주의 구원을 보았사오니”(눅 2:30)라며 하나님을 찬미했습니다. 안나는 성전의 여성 뜰에서 머물며 기도하다 아기 예수님을 만났습니다.



그림 속으로


렘브란트(Van R. Rembrandt 1606-1669)는 성경의 이 부분을 다음과 같이 그림언어로 들려주고 있습니다.


전체 부분을 세로로 3등분 할 때 왼쪽 1/3 부분에는 요셉과 마리아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중앙부분엔 시므온이 위치하는 것 같지만, 실은 그 중앙의 빛은 그가 안고 있는 아기 예수께 향하는 것을 볼 때 그림의 중심점은 아기 예수님입니다. 그림은 오른쪽 1/3 부분은 스며드는 빛과 그림자가 빈 공간을 채우고 있습니다.


왼쪽 요셉은 무릎을 꿇고 등진 채 마리아와 시므온을 바라보고 있고, 마리아는 두 손을 꼭 모은 자세로 시므온의 설명에 귀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서로 마주보는 시므온과 마리아의 몸 방향이 무언가를 말해 주는 듯 보입니다. 왼쪽을 향한 시므온은 마치 과거의 사람임을 말해주는 듯하고, 오른쪽을 향한 마리아는 미래를 위한 사람처럼 보입니다.


왼쪽 위 보이지 않는 창을 통해 들어오는 빛은 자연 빛이 아닌, 하늘로부터 임한 하나님 임재의 빛임을 시사하고 있습니다. 그 빛은 유독 시므온의 품에 있는 아기 예수를 가장 밝게 비추고 있습니다. 그림 속 가장 여리고 어린 이를 통해 이루실 하나님의 구원사적 예언이 담겨있는 언약의 빛입니다.


마리아 뒤에 여선지자 안나가 손을 펴들고 바라보는 이들을 향해 시선을 줍니다. 그녀는 유일하게 그림 속에서 일어 서 있는 사람입니다. 독자를 향해 그의 시선을 맞추며 마치 놀란듯한 표정을 보이고 있는 안나는 전도자요, 이야기꾼(storyteller)이 됩니다. 그녀는 예루살렘의 속량을 기다리는 모든 이에게 그 아기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전해져 오는 이야기에 의하면 여선지자 안나는 렘브란트의 어머니가 모델이었습니다. 렘브란트 경건했던 자신의 어머니를 통해 예수 그리스도를 보았듯이, 여선지자 안나 속에서 메시아를 전하는 거룩한 어머니를 보았던 겁니다.


성전의 중앙 기둥을 중심으로 왼편에서 들어오는 빛은 이 땅 가운데 침투해 오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보여줍니다. 동시에 오른편의 어두움은 아직도 닫혀 있는 율법의 세계를 대조시킵니다. 그림의 우측 기둥을 자세히 보면, 깜깜한 벽 부분에 벽촛대 하나가 달려있습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그 촛대엔 불꺼진 양초가 놓여 있습니다. 율법시대가 지나 갔음을 시사합니다. 동시에 더이상 율법의 빛이 아닌 은혜의 빛 속에서 복음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삶 속으로


렘브란트의 그림 <성전의 안나와 시므온>을 보시며 누구에게 눈이 제일 많이 가십니까? 뒤돌아 무릎 꿇고 있는 요셉입니까? 두손을 모으고 예언자의 말씀에 경청하는 마리아입니까? 빛으로 이 땅에 오신 아기 예수님입니까? 유일하게 서서 놀람과 경이로움을 표하는 여선지자 안나입니까? 아니면, 예언자 시므온입니까?


그림 속 인물 중 유일하게 말을 하고 있는 사람은 예언자 시므온입니다. 그의 입 모양은 보이지 않지만, 우리는 성경 속에서 이미 그의 말을 들었습니다. 예수님의 가족 일행을 축복한 뒤 그는 모친 마리아를 향해 마음을 찌르는 몇 마디 예언을 합니다.

  • 눅 2:34 이 아이는 이스라엘 중 많은 사람의 패하고 흥함을 위하여 비방을 받는 표적이 되기 위하여 세움을 받았다

오염된 세상은 자신의 허물을 보지 못합니다. 왜곡된 세상은 자신의 죄를 인식하지 못합니다. 되려 그리스도께서 왜곡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 결과 예수 그리스도와 그분의 복음은 항상 비방과 박해의 표적이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마치 세마포에 싼 그리스도의 죽음마냥 왼 손으로 아이를 감싸안고 오른 손으로 위로하듯이 던지는 시므온의 예언이 표현할 수 없는 무거움으로 다가옵니다. 세상의 모순을 치유하시려 친히 비방의 표적이 되어 나무에 달리실 그리스도 예수님...


다시 묻겠습니다. 누구에게 눈이 제일 많이 가십니까?


사순절 아침, 웬지 유일하게 얼굴을 보이지 않는 요셉에게 자꾸 눈길이 갑니다. 유일하게 무릎 꿇고, 경배하듯이 전면부를 바라보며 등을 보이는 그인데, 자세히 보니 그는 유독 신발을 신지 않고 맨발로 무릎 꿇고 있습니다. 어쩌면, 불타는 떨기나무 아래에서 하나님의 현현을 보며 발에 신을 벗었던 모세처럼 그는 하나님의 현현 앞에서 신을 벗었던 것은 아닐까요?


어느 인물 하나라도 마음에 담고 내면화 하기엔 참 쉽지 않습니다. 우리의 수준을 알고, 실력을 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비방받는 표적, 모순의 표적으로 가장 연약한 아기를 세우셨던 하나님이시라면, 이처럼 모자라고 연약한 우리를 통해서도 세상의 모순을 바로 세워가는 표적으로 삼아가시지 않겠습니까? 그런 우리를 통해서라도 하나님의 나라를 세워가시지 않겠습니까?(이 말의 무거움이 고스란히 전해지기에... 버겁지만.)


왼쪽 보이지 않는 창을 통해 스며 들어오시는 그 빛에 오늘 우리 자신을 맡기지 않으시렵니까?



소의 걸음


<렘브란트, 성전의 안나와 시므온, 1628/29년, 목판유화, 55×42.5㎝, 함부르크 미술관, 독일>

예배 시간:

일요일: 11:30am - 1:0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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