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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판소리 수궁가(토끼전)를 재해석한 <이날치>그룹의 노래 '범 내려온 다'가 전세계를 놀래키고 있습니다. 토끼를 찾아 안간힘을 다 쓰며 절벽을 오른 별주부(자라)가 마침내 저 멀리에 토끼를 발견했습니다. 별주부가 소리쳤습니다. “토선생!” ... 근데, 절벽을 오르다 힘이 다 빠진 그에게서 나온 소리는 “호선생!”이었습니다.

때마침 범(호랑이)이 자신을 ‘호선생’이라 부르는 소리를 듣고 산을 내려옵니다. 몸에 좋다는 자라로 만든 용봉탕을 먹고 싶은 마음에 신이 나 한달음에 내달려 옵니다. 이에 겁에 질려 바닥에 바짝 엎드린 채 어쩔줄 몰라하는 자라의 모습이 ‘범 내려온다’에 그려져 있습니다.

“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 송림 깊은 골로 한 짐생이 내려온다~.”

전통적인 판소리에 현대적인 팝 스타일을 맛깔나게 조화시킨 이날치의 음악에 앰비규어스 댄스컴퍼니의 무용수들이 요상한 춤사위를 펼칩니다. 앰비규어스(ambiguous)라는 단어가 뜻하는 것처럼 그들의 춤도 ‘전통과 현대’라는 두 가지가 섞여 모호한 아름다움과 흥겨움을 자아냅니다.

들썩들썩, 둠칫둠칫, 풀쩍풀쩍, 피식피식하게 하는 요상한 춤사위가 판소리 가락을 타고 시선을 강탈합니다. 극강의 중독성으로 ‘수능금지영상’이라 불리기까지 하는 이들의 성공을 보며 사람들은 말합니다. “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되었다!”

만약 이 말이 맞다면, 자고 일어난 모든 이가 스타가 되었겠지요! 범은 아무 때나 산에서 내려오지 않습니다. 혼신의 힘을 쓰며 “토선생~”이라고 불렀기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비록 발음이 새서 “호선생~”이라고 나왔더라도 말입니다. 그러기에 “범 내려온다~ 범이 내려온다~”라는 노래와 춤사위속엔 또 다른 무언가가 흐르고 있습니다. 과거와 현대를 묶고, 언어 너머의 애매모호한 감정을 춤으로 표현하기까지 쏟아낸 땀과 오래토록 무명으로 흘린 눈물의 물줄기 말입니다.

중독성 짙은 이 노래를 듣고 또 들으면 생각해 봅니다.

"내 삶의 산에도 범이 내려오고 있는가?" 오늘도 힘겹게 오른 절벽 위에서 외쳐봅니다.

"호선생~~~"


-소의걸음


예배 시간:

일요일: 11:30am - 1:0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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