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움오름교회

“밥은 먹고 다니냐?”

2019년에 시작해서 43부작으로 방송되었던 김수미씨의 ‘밥은 먹고 다니냐'라는 프로그램이 있었습니다. 김수미씨가 직접 국밥집을 하며 정성을 담은 따뜻한 국밥 한 그릇에 위로와 충고를 담아 사람들을 어루만지는 리얼 예능입니다. 이곳을 찾는 손님들의 사연도 참 제각각입니다. 질병과 싸우는 사람, 자녀를 입양한 사람, 반대로 입양된 사람, 부부싸움한 사람, 어릴때 상처가 있는 사람 등 눈물 없이 볼 수 없는 사연을 가진 사람들부터 흐뭇한 미소로 보게 되는 사람까지 참 다양합니다. 우리 사는 인생의 희로애락이 모두 담겨져 있습니다.

이들의 이야기를 듣는 김수미씨의 음식솜씨는 이미 널리 알려진 바이지만, 공감 능력이 얼마나 탁월한지 놀랄 따름입니다. 이는 어쩌면 온갖 모진 세월 다 겪으며 살아온 김수미씨의 70여년 인생사가 따뜻한 밥 속에 녹아 있기 때문일 겁니다.

어느 회엔 한 부부가 나왔는데 아이가 셋인데, 위에 두 아들은 자신이 낳았고, 셋째 딸은 입양을 했다고 합니다. 그 사연을 물으니 아빠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본인은 집안 사정으로 부모님 손에 크지 못했는데 고등학교 때부터 교회 목사님이 자신을 돌봐 주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자기도 크면 목사님처럼 살면서 빚 갚으려 했다고 했는데, 그 약속을 지킨 겁니다.

또 다른 부부도 있었습니다. 남편이 신장이 좋지 않았는데, 부인이 신장을 주어 이식 수술을 했습니다. 근데 곧바로 부인의 암이 발견되었습니다. 그것도 대장암 3기였습니다. 당시 항암 중이었는데 김수미씨에게 욕을 얻어 먹으러 왔따고 했습니다. 욕 먹으면 오래 산다고.

욕을 해 달라는 부인의 요청에 김수미씨가 갑자기 '제가 기도 한 번 할 께요'하고 눈을 감고 머리를 숙였습니다. 그들 부부도 '고맙습니다' 했습니다. 밥을 사이에 두고 이토록 아름다울 수 있다니. 밥 한 끼 속에 이토록 위로와 격려가 있을 수 있다니. 그저 놀랍고 마음이 힐링되는 것 같습니다.

이번 주엔 고난주간이라 금식들 하지만, 그래도 누군가에게 따뜻한 밥 한 끼 대접해야 하겠습니다.

-소의걸음 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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