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움오름교회

“두 교회 이야기”

출석교인이 수천명인 교회들이 코로나의 장기화로 인한 재정의 감소와 건축 등을 이유로 교구목사들을 한꺼번에 여러 명씩 내보내고 있습니다. 다른 교회를 찾을 충분한 시간을 주지 않고, 언제까지 사임하라고 통보합니다. 동시에 거주하고 있던 교회소유의 사택도 비우라고 합니다. 그리고 그 교회 인근에서 절대 교회를 시작하지 말라고 엄포를 놓습니다. 근로자로 분류되지 않기에 고용보험이나 기타 정부지원을 받을 수도 없는 교역자들이 길거리로, 교회 밖 노동자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이런 어두운 소식들을 접하다 지난 월요일 만났던 동기 형으로부터 눈이 뜨이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그 교회에 몇년 전부터 모 대학의 실용음악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과거 대중음악을 했던 분이 출석하고 있습니다. 간 질환을 앓던 그 분은 몇 년 전 간 이식수술을 받고서야 비로소 정상생활을 하고 있지만, 오랜 투병으로 가정형편이 넉넉지 않았습니다.

그런 와중에 이 분이 신학을 하고 목회자가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교회가 좋았던 이 분은 교회 안에서 일반 교우로 목장사람들을 섬기며 엄청 많은 새 교우들을 전도하고 양육해 왔습니다. 이를 지켜 본 담임목사가 당회에 제안해서 교회 옥탑을 리모델링해서 이 분의 사역을 좀 더 서포트하려고 했습니다. 하지만, 당회는 여러 이유를 들며 거부했습니다.

많이 실망했지만, 담임목사는 그분과 같이 기도하며 또 다른 길과 인도하심을 기다렸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인기리에 방송하던 어떤 TV드라마 관계자에게 오래 전 불렀던 그분의 노래 ‘ᄋᄋᄋᄋ’를 방송 중 불러도 좋은지를 의뢰해 왔습니다. 워낙 오래된 노래였기에 웃으며 허락했습니다. 물론 사용료는 소액이었기에 잊고 있었습니다.

근데, 이게 소위 ‘대박’이 났습니다. 드라마를 타고 재등장한 그분의 곡은 ‘네ᄋᄋ’음원차트 10위 안에 들었습니다. 다른 방송사를 비롯해 여러 곳에서 곡 사용에 대한 의뢰가 이어졌습니다. 이에 이 분이 이를 기반 삼아 해당 교회가 위치한 동네에 그 교회의 이름이 들어간 비슷한 이름으로 ‘개척교회’를 하고 싶다고 담임목사에게 이야기를 꺼냈습니다.

보통 이럴 경우 교회와 담임목사는 어떻게 반응하는지 교회를 조금 알고 있는 분들이라면 압니다. 근데, 이 말을 들은 담임목사는 아주 좋은 생각이라며 축복했습니다. 그리고 그 내용을 당회에 전하며 어떻게 이분의 사역을 지원할지를 의논했습니다. 그 결과 이미 세 차례 분립지원을 했던 것과 같은 수준으로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향후 3년 간 그분의 생활비를 지원하고, 교회건물을 임대하는 비용 등을 교회가 담당하기로 했습니다. 거기에다 담임목사는 기존 교우들 중에 원하는 분들 150-200명을 새로 시작하는 교회로 가서 섬길 수 있도록 분립할 계획입니다.

이런 이야기는 앞선 교회 모습에 고개 숙인 이들의 어두운 마음에 빛을 던져줍니다. ‘사랑’을 수없이 이야기하면서도 ‘사랑없는’ 냉혹한 생존의 장이 된 기업교회가 어떤 모습으로 이 사회와 시대 속에서 존재해야 할지를 보여 줍니다. 1859년 찰스 디킨스가 파리와 런던을 비교하며 쓴 <두 도시 이야기>의 표현을 빌려 교회에 대한 희망을 담아 봅니다.

“최악의 시대이자 최고의 시대, 불신과 믿음의 시대, 어둠과 빛의 계절은 모든 것을 앗아가기도 하지만, 모든 것을 가져오기도 한다” 교회와 기존 제도권에 실망하고 아픔을 받았던 이들이 다시 희망을 키우고, 믿음의 시대를 열어가길 기대해 봅니다. 동네 속의 교회가 마을 주민분들에게 빛이고, 자랑인 계절을 꿈꿔 봅니다.


-소의걸음 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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