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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부시게



“내 삶은 때론 불행했고, 때론 행복했습니다. 삶이 한낱 꿈에 불과하다지만, 그럼에도 살아서 좋았습니다. 새벽에 쨍한 차가운 공기, 꽃이 피기 전 달큰한 바람, 해질 무렵 우러나는 노을의 냄새, 어느 하루 눈부시지 않은 하루가 없었습니다. 지금 삶이 힘든 당신, 이 세상에 태어난 이상 당신은 이 모든 걸 누릴 자격이 있습니다. 대단하지 않은 하루가 지나고, 또 별 거 아닌 하루가 온다 해도 인생은 살 가치가 있습니다. 후회만 가득했던 과거와 불안하기만 한 미래 때문에 지금을 망치지 마세요. 오늘은 살아가세요. 눈이 부시게, 당신은 그럴 자격이 있습니다. 누군가의 엄마였고, 누이였고, 딸이었고, 그리고 나였을 그대들에게.”



-‘눈이 부시게’의 혜자의 인생예찬



‘늙어간다는 것’과 그것을 받아들이는 과정을 다룬 드라마인 줄 알았습니다. 청년과 극명히 비교되는 ‘노년’의 삶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는 드라마라고 여겼습니다. 아버지를 살리기 위해 25세의 혜자가 반복해서 시계를 돌리다 갑자기 늙어버린 70대 혜자가 되어 살아가는 그런 판타지물인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 혜자가 알츠하이머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눈이 부시게>는 이를 기억의 이야기로 환원했습니다. 행복했던 기억을 움켜쥐고 그 안에서 살고 싶어 하는 이들의 간절함으로 바꿨습니다. 무엇보다 <눈이 부시게>는 늙음을, 치매를 ‘다른 이의 이야기’로 다루지 않았습니다. ‘나’의 이야기로 끌어안았습니다.

주어진 시간을 다 써보지도 못하고 잃어버린 여자와 누구보다 찬란한 순간을 스스로 내던지고 무기력한 삶을 사는 남자, 같은 시간 속에 있지만 서로 다른 시간을 살아가는 그들을 보며 삶을 고민했습니다. ‘눈이 부셨던 과거’에 기대어 살아가는 노년이 아니라, 눈이 부신 오늘을 만들어 가는 삶을.


-소의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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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11:30am - 1:0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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