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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와 발자국 소리

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자신의 그림자를 두려워하고, 자신의 발자국 소리를 싫어한 나머지 그것을 떨쳐버리기로 결심했다. 그의 머릿속에 떠오른 방법은 그것들로부터 도망치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는 달려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가 발을 내디뎌 달리면 달릴수록 새로운 발자국 소리가 늘어만 가고, 그의 그림자는 조금도 어려움 없이 그를 따라왔다. 그는 이 모든 재난이 아직 자신의 달리는 속도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여겼다. 그래서 그는 잠시도 멈추지 않고 더욱 빠르 게 달렸다. 그리하여 마침내 힘이 다해 쓰러져 죽고 말았다.

그는 이것을 깨닫지 못했던 것이다. 만일 그가 단순히 그늘 속으로만 걸어들어 갔어도 그의 그림자는 사라졌을 것이다. 그가 자리에 가만히 앉아만 있었어도 그의 발자국 소리는 더 이상 들리지 않았을 것이다. -장자 우화 중에서

.................................................................................................................................. ....................................................................................... 그림자와 발자국 소리는 실재한다면 당연히 존재하는 실체의 반영입니다. 아무리 없애려 하더라도 없앨 수 없고, 도망치려 하더라도 달아날 수 없는 우리 존재의 부속물이자 숙명입니다. 그러기에 그것은 도망치려 하고 없애려 해서 지울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되려 그늘 속으로 들어가고, 달리던 걸음을 멈출 때에 비로소 실체 밖이 아닌 실체 안으로 들어와 하나가 됩니다.

실은 죽음 또한 실재하는 삶의 그림자입니다. 아무리 벗어나려 해도, 없애려 해도 소멸되지 않는 삶의 숙명입니다. 그러기에 이것은 죽음이 문을 두드리기 전 그 죽음 안의 그늘로 들어갈 때 해결됩니다. 인간이 만든 화려한 조명이나 복잡한 소리가 멈춘 그 자리에서 만나는 ‘회전하는 그림자도 없으신 빛들의 아버지’(약 1:17)입니다. 그때 비로소 생의 두려움이요, 아픔이었던 또 다른 실체였던 죽음은 영원한 생명으로 향하는 문이 됩니다. ‘부활’을 향하는 그림자가 됩니다. -소의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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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 시간:

일요일: 11:30am - 1:00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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