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오름교회

< 오래된 가을> 천양희

돌아오지 않기 위해 혼자 떠나 본 적이 있는가

새벽 강에 나가 홀로 울어 본 적이 있는가
 
늦은 것이 있다고 후회해 본 적이 있는가
 
한 잎 낙엽같이 버림받은 기분에 젖은 적이 있는가

바람 속에 오래서 있어 본 적이 있는가
 
한 사람을 나보다 더 사랑한 적이 있는가
 
증오보다 사랑이 조금 더 아프다고 말한 적이 있는가

그런 날이 있는가
 
가을은 눈으로 보지 않고 마음으로 보는 것 보라

추억을 통해 우리는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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