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오름교회

“레스토랑(restaurant)”

1825년 브리야 사브랭은 <미식예찬>에서 “당신이 어떤 음식을 먹는지 말하면, 나는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겠다.”고 했습니다. 이는 신분에 따라 먹는 음식의 종류가 다르고 차이가 났던 시대에 해당하는 말이었습니다. 쇠고기는 고위층 관리들과 부유한 사람들이나 먹을 수 있었고, 대중적 음식이었던 치즈와 과일과 음료도 계층과 계급에 따라 그 품질과 등급이 달랐습니다.
 

이런 시대와 사회배경을 염두에 둔다면, 이는 단순히 음식의 차이를 말하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은 한 사람의 선택 속에 담긴 품격을 음식에 빗대어 한 계급적 언어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마치 명품과 좋은 차, 고급주택이 곧 자신이라는 믿음을 보여주는 그 시대적 진술이었습니다. 나아가 이는 선택이 곧 한 사람의 품격이 드러낸다는 의미로 발전하기도 했습니다. ‘당신의 선택이 곧 당신’이라는 등식입니다.
 

시대와 인식의 한계를 보여주는 브리야 사바랭의 말을 1930년에 이르러 영양학자 빅터 린드라가 적극 활용함으로써 의미가 달 라졌습니다. 그것은 먹는 것과 건강의 관계성에 대한 의견이었습니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질병의 90%가 먹거리에서부터 온다고 합니다. 과장된 면이 없지는 않지만, 일면 수긍이 갑니다.
 
사바랭은 200년 전 사람입니다. 미식을 예찬 했지만 과식을 경계 했습니다. 몸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선 아무리 좋은 것이라 과식하지 않는 절제가 요구됩니다. 가장 기본적이고 본질적인 인간욕구 속에서 필요한 것을 넘어서는 탐심을 경계해야 하겠습니다.
 

레스토랑(restaurant)이라는 프랑스어는 레스토레(restaurer)의 파생어로 18세기 까지는 기운을 회복(restore) 시키는 스프(Soup)를 의미하는 단어였다고 합니다. 오늘 하루도 우리가 선택하고 먹는 음식들이 지치고 곤한 일상을 회복시키는 ‘스프’, 레스 토랑(restaurant)이길 기대합니다.

-소의걸음 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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