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오름교회

<국수가 먹고 싶다> 이상국

사는 일은

밥처럼 물리지 않는 것이라지만

때로는 허름한 식당에서
 
어머니 같은 여자가 끓여주는

국수가 먹고 싶다


 
삶의 모서리에서 마음을 다치고

길거리에 나서면
 
고향 장거리 길로
 
소 팔고 돌아오듯
 
뒷모습이 허전한 사람들과

국수가 먹고 싶다


 
세상은 큰 잔칫집 같아도
 
어느 곳에선가
 
늘 울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

마음의 문들은 닫히고
 
어둠이 허기 같은 저녁
 
눈물자국 때문에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사람들과

따뜻한 국수가 먹고 싶다

    8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