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오름교회

<가족사진> 유자효

아버지와 어머니와 아들이

환하게 웃고 있다
 
옷을 잘 차려 입고
 
한껏 멋을 내고는
 
마치 아무 근심 걱정 없다는 듯이

세상에서 가장 밝은 표정으로 웃고 있다

아들은 집을 나가고
 
아버지는 말을 잊고
 
어머니는 깊은 잠에 못 든 지 오래됐지만
 
사진 속의 세 가족은 언제나 똑같이 웃고 있다

다시 오지 않을 시간은 그래서 더욱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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