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오름교회

<가을 모과> 문태준

울퉁불퉁한 가을 모과 하나를 보았지요

내가 꼭 모과 같았지요
 
나는 보자기를 풀듯
 
울퉁불퉁한 모과를 풀어보았지요

시큼하고 떫고 단
 
모과 향기
 
볕과 바람과 서리와 달빛의
 
조각 향기
 
볕은 둥글고
 
바람은 모나고
 
서리는 조급하고
 
달빛은 냉정하고
 
이 천들을 잇대서 짠
 
보자기 모과
 
외양이 울퉁불퉁할 수밖에 없었겠지요

나는 모과를 쥐고
 
뛰는 심장 가까이 대보았지요

울퉁불퉁하게 뛰는 심장 소리는

모과를 꼭 빼닮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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