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오름교회

2018.05.27 야외예배를 담다

그대 

-시:  안도현
 
한 번은 만났고

그 언제 어느 길목에서 만날 듯한

내 사랑을

그대라고 부른다

돌아오지 못할 먼 길을

홀연히 떠나는 강물을

들녘에도 앉지 못하고 떠다니는 눈송이를

고향 등진 잡놈을 용서하는 밤 불빛을

찬물 먹으며 바라보는 새벽 거리를

그대라고 부른다

지금은 반쪼가리 땅

나의 별 나의 조국을

그대라고 부른다

이 세상을 이루는

보잘것없어 소중한 모든 이름들을

입 맞추며 쓰러지고 싶은

나 자신까지를

그대라고 부른다



 
그대라고 부르던 이가 지인이 되고,

(함께 하지 못한 채 멀리 바라만 보던 그대...)


 
지인이라던 이가 친구가 됩니다.

그리고...

친구라 하던 이가 가족이 됩니다. 


 
마침내!!!

남과 북이 그러한 길을 걷고 있고,

북과 미(USA)가 그 길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그리고...

신앙 안에 만나 그대였던 우리가

지인이 되고, 친구가 되고, 가족이 되어 갑니다.


 
생명이 움트는 언덕, 움오름이라는

나으막한 언덕에서...


 
함께 한 오월의 마지막 주일이 따사로왔습니다.

함께여서 감사했고, 함께여서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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